몸 힘들어도 마음 편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원해
남의 이목·평가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먼저 생각
대다수가 "소득 등 조건 맞으면 기술직 의향 있어"

[워라벨타임스] 유명대학 출신으로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다 도배사로 직업을 바꾼 20대 후반 여성의 얘기가 얼마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8세의 배윤슬씨로 소위 스카이(SKY)로 불리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사회복지사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 만에 그만두고 도배사가 돼 건설현장을 누비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다. 지금의 일을 충분히 만족하고 즐기고 있는데, 이보다 더 나은 일이 있을까요?”. 배씨의 얘기이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배씨는 말한다. 어른들이 반대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직업을 가진 청년들도 왜 반대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다만, 삶을 바라보는 자세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배씨는 "요즘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보다 내가 해보고 싶고, 내 마음이 편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나'를 생각하며 찾을 뿐"이라고 말한다.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며 지게차를 모는 여성 기술자 등 배씨처럼 현장에서 전문 기술을 발휘하며 일하는 청년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무직 선호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기술직은 힘든 일이라는 편견이 깨지는 등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 MZ세대 10명 중 8명 "조건 맞으면 기술직 일 한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2030 MZ세대 208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79.1%)이 수입 등 조건이 맞는다면 기술직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사람인 제공
사람인 제공

기술직을 하고 싶은 이유로는 능력이나 노력 만큼 벌 수 있어서(55.7%, 복수응답)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로 내 일을 할 수 있어서(51.2%), 정년 없이 계속 일할 수 있어서(39.2%), 기술만 있으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서(36.8%),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28.7%), 승진 압박이나 사내 정치 등 조직 스트레스가 없어서(27.2%) 등의 순이었다.

관심이 가는 기술직으로는 인테리어업자(31.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계속해서 미용 등 뷰티업 종사자(30.2%), 도배사나 미장사(28.1%), 생산 기술직’(22.8%), 전기기술직(20.6%), 화물차·지게차 등 중장비 기사(18.5%), 건축 설계사(17.7%), 항공 정비사(17.2%), 목수(15.2%), 용접사(9.2%) 등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기술직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안정적인 수입(50.6%, 복수응답)이 단연 많았다. 이외에도 고수익(38.2%), 직업 안정성(38.1%), 정년 없이 근로 가능 여부(31.3%), 적성(28.5%), 성장 가능성과 비전(27.7%), 기술직에 대한 긍정적 인식(27.4%), 기술 진입장벽(26.5%), 자유로운 시간 활’(26.3%)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수입(소득)이 기술직 전향의 필요조건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연 6400만원 이상이면 기술직 전향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기술직 의향이 없는 응답자(434명)는 육체 노동이 많아 힘들 것 같아서(42.9%, 복수응답), 업무환경이 열악할 것 같아서(35%), 전문 기술을 배우는 것이 부담돼서(27.2%),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을 것 같아서(22.8%), 현재 직업에 만족해서(20.5%), 고용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없어서(20%)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응답자 중 88.4%는 미래 자녀가 기술직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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