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조사, "이대남·녀, 성별·세대 갈등조장" 88.9%
"정치인의 세대·성별 갈라치기 프레임" 83.2%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이 지난 2월 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이 지난 2월 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워라벨타임스] 최근 정치권과 인터넷 인플루언서 등이 20대 남성 집단을 가리키는 '이대남'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는 '이대남' 현상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조사 결과를 최근 발간한 <미디어 이슈(Media Issue)> 8권 2호에서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대선 다음 날인 10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20~50대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동의도 분석을 위해 제시한 문항 중 10명 중 9명(88.9%)은 '이대남, 이대녀와 같은 구분은 성별·세대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에 동의를 표시했다.

또한 '다양한 성향을 지닌 20대 남성들을 단순하게 한 집단으로 묶어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85.8%, '이대남 용어, 나아가 20대 남성 집단 자체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85.0%를 차지했다.

'이대남' 현상의 실체에 대한 질문에서는 '정치인, 인플루언서 등이 세간의 관심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용하는 세대·성별 갈라치기 프레임이다'라는 답이 83.2%의 동의를 받았다.

또한 '일부에서 관찰되는 특성이 언론 보도 등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부풀려진 현상이다'도 동의도 82.3%를 기록했다.

반면 '실제 현실에 기반한 실체가 있는 사회현상이다'에 동의한 사람들은 59.6%에 그쳤다.

자료=한국언론재단
자료=한국언론재단

'이대남'이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71.1%)이 긍정(13.1%)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부정적인 비율은 보수(65.0%)와 중도(67.7%) 집단 대비 진보 성향(82.2%)에서 더 높았다.

'이대남' 당사자인 20대 남성들 또한 스스로 '이대남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율은 23.3%에 불과했고, '이대남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36.8%를 차지했다. '잘 모르겠다'도 40.0%였다.

또한 20대 남성들의 '이대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10.4%에 불과했고, '매우 긍정적'은 0.8% 수준으로 미미했다. 반면 '약간 부정적'은 42.4%, '매우 부정적'은 26.4%'로 부정적 인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관심없음'은 20.0%였다.

20대를 정치성향에 따라 구분하면, '이대남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율은 보수(44.1%), 중도(16.5%), 진보(8.3%) 순으로 보수 쪽이 더 높았고, '이대남이 아니다'라는 비율은 진보(50.0%), 중도(41.8%), 보수(20.6%) 순으로 진보가 더 높았다.

자료=한국언론재단
자료=한국언론재단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이대남' 현상이 이번 대선에서 20대 유권자를 위한 후보들의 정책 공약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조사 결과, '관련 정책 공약이 더 자극적이게 됐다'는 문항에 65.8%가 동의를 표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이대남' 표현이 포퓰리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이어 '공약이 더 많아졌다'(55.0%), '관련 공약에 있어 후보별 차별화가 더 어려워졌다'(47.8%), '공약이 더 다양해졌다'(45.5%). '공약의 실효성이 더 높아졌다'(32.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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