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돈 버는 이야기] 남보라 아트마스스튜디오 대표 "물감 칠하다보면 어느새 힐링"

"그림 그리는 미술 등 예술은 각자의 표현,
물감을 배합하고 칠하다 보면 힐링에 빠져 들죠"

김영배 기자 승인 2022.05.31 09:24 | 최종 수정 2022.06.01 10:56 의견 0

[워라벨타임스] 취미나 여가활동을 하면서 또는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 돈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취돈이(취미와 재능으로 돈 버는 이야기)들이다. 이들 중에는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습득한 기술을 토대로 짭짤한 부수입을 챙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 기반의 지식정보화사회가 일상이 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 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또 다른 모습으로,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원데이클래스'다. 원데이클래스(One-day class)는 하루 3시간의 정도의 일정으로 2~5명의 소수를 대상으로 개설되는 수업. 워라벨타임스가 취돈이들을 찾아 그 얘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남보라 대표는 그림 그리는 스타일을 보면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도 상당부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진은 유화 그리는 모습을 주여고 있는 남보라 대표. ⓒ워라벨타임스

"그림 그리는 과정을 통해 편안함을 느끼고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시지만 곧 그림에 빠져들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시더라고요. 그림 그리는 과정을 통해 말 그대로 고요함과 편안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요즘 말로 힐링이라고 하잖아요. 사실 미술이라는 것이 각자의 표현이잖아요. 물감 색을 배합하고 캔버스에 칠하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힐링에 빠져드는 거죠."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미술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남보라 아트마스스튜디오 대표가 강조하는 미술공방의 매력이다. 미술은 재능이 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고, 미술활동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림을 그리기 위해 꾸준히 공방을 찾고 있다는 것인데, 미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술은 색깔을 다루잖아요. 색을 입히기 위해 물감을 섞고, 섞은 물감을 붓 등을 이용해 캔버스에 칠을 하거나 바르게 되는데, 그 행위 자체가 굉장히 설레거든요. 그림이라는 게 정형화된 형태를 아카데믹하게 그려내는 게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색, 또는 내가 좋아하는 형태 등이 다 구현되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리다 보면 '생각보다 내가 잘 그리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그림이라는 게 미적 감각인 거잖아요. 그런데 그림만 잘 그린다고 미적 감각이 생기는 게 아니거든요. 그 속에 삶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야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카페가 있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컬러나 스타일이 다 다르잖아요. 그것들이 그림에 투영이 되는 것이 진짜 미술인 것이죠.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이런 부분을 좋아했었구나 깨닫게 되고, 성향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인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림을 더 잘 그리시는 것 같아요. 신기한 것이 초등학교 이후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는 어머님들이 너무 잘 그리시거든요. 아무래도 인생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어떻게 보면 그림을 그리는 미술이 됐든 예술이라는 것이 각자의 표현이잖아요."

- 그림을 그리는 과정 속에서 취향도 알 수 있다고요?

"그럼요. 나는 러프한(거친) 것에 재미가 있고, 자유로운 스타일에 이런 곡선들을 좋아하는구나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정말 꼼꼼하게 칠해서 예쁜 모양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거나 큼직큼직한 게 좋구나 등등 세세한 취향들을 알 수 있거든요.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그리고 그 자체에서 편안함을 느끼시는 거예요. 오신 분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벌써 두 시간이 지났어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네요'라는 말을 자주 해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편안하고 고요함 속에서 힐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2030 MZ세대 여성이 주고객이지만 50~60대 어머님들도 많이 오세요. 동네가 다른 친구 분들이 공방에서 만나 그림 그리고 끝나면 커피도 마시고…"

- 어떤 분들이 많이 오시나요?

"다양한데요, 아무래도 20~30대 여성분들이 많아요. 50~60대 어머님들도 많이 오시고, 가족 단위로도 오시곤 해요. 가끔은 자제분들이 아버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서인지 멀리서도 많이들 오세요. 사는 동네는 다르지만 친구분들끼리 공방에서 만나서 그림을 그리고, 끝나고 나면 커피 한 잔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평소 떨어져 사는 가족분들끼리 공방에서 만나 그림 그리고 식사하러 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아주 다양하시더라고요."

- 그래도 미술인데, 오시는 분들 중에는 미술 전공자가 많지 않나요?

"아녜요. 전공이랑 상관없는 분들이예요. 고등학교 이후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전혀 없다는 분들이 80%가 넘는 것 같아요."

- 커플끼리 오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분들은 서로의 얼굴을 그리나요?

"맞아요. 커플 분들도 가끔 오시는데요. 그런데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각자 그림을 그리고 나서 바꿔 가지더라고요. 일종의 서로 선물을 하는 셈이죠."

"힐링하러 온다는 말씀 많이 하시고, 선물용 그림 제작하려고도 많이 오세요. 친구 생일이나 집들이 용이 많고 본인을 위한 선물이라는 분도 있어요"

- 그럼 미술 공방을 찾는 분들의 목적은 무엇 때문일까요?

"힐링하러 오신다고 많이 말씀을 하세요. 그리고 선물용 그림을 제작하기 위해서도 많이 오세요. 예를 들면 어버이날 선물, 친구 생일 선물, 집들이 선물 같은 것 들이예요,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할 수 있게 그림을 만들어 선물을 하시더라고요. 아니면 그야말로 셀프 선물, 나를 위한 선물을 만드세요. 여행 갔던 사진이나 좋아하는 캐릭터 등을 그림으로 담는 것이죠."

- 2030세대를 일컬어 MZ세대라고 하잖아요? 앞서 자기자신에 대한 투자를 말씀하셨는데, MZ세대들이 자신에 투자가 더 확실한 것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요즘 세대들 사이에서는 우스갯 소리로 직장은 돈을 위해서 다닌다고 해요. 자아실현이나 꿈을 찾고 실현하는 곳은 직장 밖이고요. 말 그대로 워라벨을 즐기는 거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직장 밖에서의 삶에 더 집중을 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부캐(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본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인 말. 평상시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일을 할 때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데, 퇴근 후 또 다른 일을 병행하는 부캐 만들기를 꿈꾸는 직작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라는 말도 자주 하는데, 이 때문인 것 같아요."

- 그럼 공방 원데이클래스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수업은 몇 회 정도 운영하시나요?

"컬리큘럼은 다양하지만 원데이클래스는 캔버스에 그리는 유화나 아크릴화, 나이프 페인팅이 많아요. 보통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면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 손이 빠르신 분은 두 개의 작품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반대로 천천히 하시는 분들은 3시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1회 최대 인원은 6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보통 월요일은 쉬고, 하루 2회 정도 운영해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정성 투자해서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는 것은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힐링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

- 올 때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나요?

"예, 그냥 빈손으로 오시면 돼요. 그런데 이 말씀은 꼭 드려요. 아끼는 옷은 피해서 버려도 아깝지 않을 옷차림으로 오시라고 말씀 드리거든요. 그림을 그리다보면 자칫 물감이 묻을 수도 있더든요."

미술공방 이용자는 2030세대 젊은 여성이 많기는 하지만 5060 어머님세대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남보라 대표가 수강생들이 그린 작품들 앞에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워라벨타임스

서양화를 전공했다는 남 대표도 8년 동안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독립해서 공방을 열었다고 한다.

"서양화를 전공했거든요. 졸업을 하고 나서 미술학원 강사를 하다가 일반 기업에 들어가서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어요. 기간은 얼추 반반인 것 같은데, 말 그대로 샐러리맨 생활을 한 것이죠. 그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다른 길을 갈 것이냐 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가장 좋아하고, 오랫동안 해왔던 일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공방을 차리게 됐죠."

2019년 말에 공방 문을 열었으니 이제 3년차에 들어섰다는 남 대표는 원데이클래스 시장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더 많다며 짧은 시간의 인터뷰를 마쳤다.

"2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왔다 가셨는데요. 3시간 정도를 함께 하다보면 얘기도 많이 나누게 되잖아요. 정말 다양한 직군에 계신 분들,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오세요. 그런데 확실히 요즘에는 내 취향을 알고,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는 것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 같아요. 원데이클래스 수업비용이 보통 4만~5만원대에서 진행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이 돈이 적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도 그 돈을 투자하는 것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서 나만의 새로운 작품을 완성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이는 미술 뿐만 아니라 도자기 등 모든 원데이클래스들이 마찬가지일 것이에요. 다시 말해서 비용과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힐링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높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죠. 또 그 과정 속에서 원데이클래스 수업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만족감도 덩달아 높아지기를 저희 입장에서는 바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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