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양배추 하나가 2980원…양상추는 3580원
진천백오이 3180원(5개), 양송이는 100g당 2250원
한참 들여다본 후 손에 집었다가 내려 놓는 주부도 보여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잡히자 않으면서 바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5.4%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한 대형매장. "요즘 오르지 않는게 없다"는 얘기가 맞는지 확인도 해볼 겸 지하 2층에 마련된 식품매장으로 내려갔다. 저녁 준비에 다소 이른감이 있는 시간대이기는 했지만, 보이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했다.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입구에 수북히 쌓여 있는 토마토와 수박. 토마토는 골라 담아서 계산하는 상품이었는데, 가격표를 보니 3kg에 1만800원. 그러고 보니 본격적인 출하철이 되면서 토마토 가격이 내렸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하지만 수박은 2만원은 줘야 살 수 있었다.

진열대로 발걸음을 옮기니 '990원' 상품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무와 버섯류, 양파 등이었다.

그런데 무는 1개가 아닌 조각을 낸 상품으로, 4분의 1조각 정도의 크기였다. 얼마전만 하더라도 무 1개에 1000원 정도 했던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 옆에 진열돼 있는 양배추. 조그마한 크기였지만 가격은 2980원. 예년 같으면 반으로 쪼개서 파는 가격 수준이다.

그리 크지 않은 양상추 하나도 3580원. 이날은 행사상품으로 2580원에 팔고 있었다.

오이나 양송이 가격도 만만치 않다. 5개 단위로 포장돼 있는 진천백오이 1봉이 3180원이었고, 양송이는 100g당 2250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장보러 온 주부중에는 한참이나 상품을 들여다보고 손에 집었다가는 다시 놓는 모습도 보였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했다가 집에 가는 길에 매장에 들렸다는 이모(58)씨는 "먹고 살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애들이 고기를 먹고 싶다는데 10만원 들고 와서는 어림도 없다"며 "채소값도 생각보다 많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박모(48)씨는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를 볼 때 곧 안정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런 것 같지 않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밥상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 행진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한 주부가 3일 오후 대형마트 식품코너에서 오이를 살펴보고 있다. ⓒ워라벨타임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5개월 동안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4.1%)과 4월(4.8%) 4%대로 올라섰고, 5월에는 5%대를 돌파했다.

상품과 서비스 전 품목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석유류(34.8%)와 가공식품(7.6%)을 비롯한 공업제품이 8.3% 올랐고,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4.2%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20.7%)와 수입쇠고기(27.9%) 등이 많이 올랐다.

이밖에 전기료와 도시가스는 11%, 5.1% 오른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7.4% 올랐다. 이는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6.7% 올랐는데, 이는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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