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년 구직자 10명 7명 "지방 근무는 싫어요"
가족·친구 없고 열악한 생활 인프라와 주거·생활비 부담
1000만원 더 받아야 비수도권 선택…세종·대전 마지노선
[워라벨타임스] 취업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적더라도 수도권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것으로, 수도권 청년이 근무를 고려하는 지리적 마지노선은 세종·대전 정도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방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생활·문화 인프라, 주거·생활비 등을 꼽았는데, 연봉 1000만원을 더 주면 지방 근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수도권에 거주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인식 조사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은 지방 근무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에 질문에 응답자의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별로 상관없다’라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응답은 각각 22.6%와 4.6%에 그쳤다.
비수도권 회사에 입사를 지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답이 34.5%에 달했고, 가급적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1.6%를 차지했다. 공기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한다는 응답이 19.6%였고,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한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어서(60.7%, 복수응답), 생활·문화 인프라가 열악해서(59.8%), 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8.9%) 등이었다.
지방 4대 그룹 소속 기업과 수도권 일반 대기업에 모두 합격한다면 어느 곳에 입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각각 26.6%, 73.4%로 나타나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수도권 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이 많았다. 수도권 중견기업(50.2%)은 지방 일반 대기업(49.8%),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52.8%)은 지방 소재 중견기업(47.2%)과 선호도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비슷한 수준의 두 회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있으면 어디로 입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라는 답이 98.3%로 압도적인 선호를 보였다.
수도권 회사'를 택한 청년을 대상으로 연봉이 얼마나 높으면 지방 근무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1000만원(36.5%)이 가장 많았고, 2000만원과 500만원(18.6%), 300만원(9.8%), 1500만원(8.8%) 순이었다.
서울에서 어느 정도 먼 지역에서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64.1%가 수원·용인이라고 답했고, 그 보다 조금 남부에 있는 평택·충주는 31.9%로 낮았다.
중부권에 있는 세종·대전(25.9%)이 평택·충주와 응답률이 비슷했지만, 남부권 대구·전주(14.9%)에서는 다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상의는 세종·대전을 수도권 청년이 근무를 고려하는 지리적 마지노선으로 분석했다.
청년들은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지역 생활여건 개선(38.5%)을 꼽았다. 인구를 단순히 유입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족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주요 기업 지방이전 촉진(21.6%), 지역 거점도시 육성(16.9%), 공공기관 이전 확대(9.3%), 지역 특화산업 육성(7.3%) 등이 뒤를 따랐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실장은 “지역불균형 해소의 핵심은 결국 미래 세대인 청년과 지역 경제를 이끌어갈 기업이 스스로 찾아와 정착하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 눈높이에 맞게 지역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에 친화적인 제도와 인프라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온라인으로 지난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