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동안 무례함 경험한 적 있는가?…직장인 100%가 "그렇다"
59%가 반복적 무례함 경험…말 자르거나 의견 무시하는 경우 가장 많아
무례함 때문에 스트레스 높아져…대처법에 대한 연습 필요하다고 생각

[워라벨타임스]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조직관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갈등 문제이다.

특히, 전통적인 기업의 수직문화 구조에서 나이가 어리거나 직책이 낮을 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MZ세대가 기업조직의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업들도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꿔가고 있지만 조직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상대를 대하는 무례함이다.

상대를 무시하는 무례함은 당사자 개인의 정신 건강과 직장 생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직장 내 무례함을 방치할 경우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상호존중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구성원 개개인들이 무례함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킬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예로 한국EAP협회와 비폭력대화연구소가 공동으로 직장인 대상으로 직장 내 무례함 경험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모두가 최근 6개월 내에 직장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58.7%가 일상 직장생활에서 반복적을로 무례함을 경험한다(매일 경험 3.2%, 자주 경험 13.3%, 가끔 경험 42.2%)고 답했고, 나머지 41.3%도 한두 번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험한 무례함 중 가장 많은 유형(중복응답)은 말을 자르거나 의견 무시(63.5%)가 가장 많았고, 자신의 상태를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43.5%), 다른 사람 앞에서 면박 주기(38.7%), 알아야 할 정보를 주지 않기(37.8%), 성과·능력·노력 무시(29.5%), 외모·성격 등 개인 특성 비하(14.0%) 등의 순이었다.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상사(61.6%)나 선배(27.9%)가 많았다. 자주 또는 매일 무례함을 경험한다는 응답자가 20대에서는 30%에 달한 반면, 30대는 19%, 40대 10%, 50대 7%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 무례한에 대해 대부분 "참는다"…85%가 무례함 대처법 연습 필요

직장 내 무례함은 일회적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으로 저장돼 지속적인 심리적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70.2%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무례함에 대한 경험이 기억이 나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은 무례함을 당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대처를 잘 못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례한 상황에 자신이 대처를 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8.2%에 불과한 반면, 34%는 잘 못 한다고 답했다.

설문결과 분석에 따르면 자신이 대처를 잘한다고 응답할수록 무례함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한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례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를 하는 것이 심리적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들이 무례함을 당했을 때 대처 방법은 50.8%가 참는다고 답했고, 이어 상사나 동료와의 상담(17.8%), 이직 고민(17.8%) 등의 순이었다. 부당한 언행에 대해 시정 요청한다는 응답자는 13.7%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직장인들이 무례함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참는 이유는 무례한 행동의 주체가 상사와 선배로 조직 내 서열이 높은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무례함을 당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도 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응답자의 85.7%가 무례한 사람에게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연습하거나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무례한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연습할 필요성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84.5%(매무 필요 25.1%, 필요 59.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EAP협회·비폭력대화연구소 제공

◇ "직장 내 무례함은 스트레스 높이고 조직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

직장 내 무례함은 상호존중의 규범을 위반하는 조직 내 일탈행동으로 상대에게 해(害)를 끼치려는 의도가 모호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지만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무례함은 구성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소진을 높이고, 이직 의도를 높인다.

또 무례함을 경험한 구성원은 업무 성과 품질을 고의로 떨어뜨리거나, 조직에 대한 헌신이 급격히 낮아지며, 고객을 상대로 화풀이를 하는 등 조직의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무례함을 방치할 경우 조직 전반으로 전염돼 확산이 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번 조사연구를 공동 진행한 비폭력대화연구소 이연미 박사는 "직장 내 무례함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애매하고 또 그냥 넘기기에는 마음이 불편해지는 상황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며 "무례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개인의 정신 건강과 직장 생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EAP협회 민병률 상임이사는 "직장 내 무례함을 방치하면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직장 내 무례함을 근절하고,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동시에 구성원 개개인들이 무례함에 대해 적절할 수 있는 스킬과 역량을 갖고 있으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피드백하게 돼 무례한 행동을 삼가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워라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