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65세 이상 인구 480만명 증가…2030년이면 4명 중 1명은 노인 
육체적 질병에 'OECD 1위'의 빈곤 문제까지 더해지며 자살률도 가장 높아

[워라벨타임스]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1인 가구의 삶에 만족한다고는 하지만 위급상황 대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그래서 나오는 문제 중의 하나가 고독사이다. 고독사는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죽음이자, '선진국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새삼 불거지고 있는 독거사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노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낙원동 악기상가와 이어지는 이 곳은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어르신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워라벨타임스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인가구 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령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2092만7000가구)의 31.7%를 차지한다. 3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1인 가구는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143만2000가구(27.5%)나 증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남자(49.7%)보다 여자(50.3%)가 조금 더 많지만, 증가율 속도는 남자(42.7%)가 여자(15.3%)보다 훨씬 가파르다. 연령별 증가율은 29살 이하(52.9%), 70살 이상(18.1%), 30대(16.8%) 순이다.

1인 가구 중 미혼이 절반(334만1000가구, 50.3%)이 조금 넘는데, 1인 가구 미혼 비율은 5년 전에 비해 6.4%p(포인트)나 상승했다.

남자 1인 가구 사유는 미혼(60.4%)과 이혼(17.1%), 여자는 미혼(40.3%)과 사별(34.2%) 순이다.

1인 가구 중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 비율은 61.9%(411만가구)다. 일하는 비율은 남자가 여자보다 18.6%p 높고, 연령대별로는 30대>40대>50대>29세 이하>60대>70세 이상 순이다.

20세 이상 1인가구의 절반 이상(53.3%)이 본인이 직접 일을 해 생활비를 마련하고, 나머지 가구는 국가보조(7.8%)나 금융자산(7.1%), 부모(6.6%), 공적연금(3.5%) 등에 의존한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본인의 일·직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지만, 20대는 부모 지원(27.4%) 비율이, 30~50대는 금융자산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이 높았다.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에는 27.2%로 주된 가구가 되었고, 2017년에는 28.6%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가구가 2000년 1431만가구에서 2017년 1967만 가구로 37.5% 증가하는 동안 1인 가구는 같은 기간 222만가구에서 2017년 562만가구로 무려 152.6%나 급증했다.

◇ 2040년이면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은 노인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더 큰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이다. 2020년 807만명인 고령인구(만65세 이상)는 10년 후인 2030년이면 480만명 늘어난 1287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예측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1%에서 26.1%로 10년 만에 10%p나 높아진다.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라는 얘기다.

이 같은 고령인구는 이후에도 계속 늘어 2040년에는 1698만명으로 증가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3%로 더 높아진다. 국민 3명 중 1명은 노인인 '초고령국가'인 셈이다.

100세 시대라는 이면에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고령 1인 가구 이른바, 독거노인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국가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줄어든 경제활동인구와 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부양비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청 제공

여기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빈곤율과 자살률 등 노인 문제도 있다.

최근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서와 이 보고서를 다룬 국민연금연구원의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인 노인의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43.4%로, OECD 평균(13.1%)보다 3배 이상 높을 정도로 '단연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는 라트비아(39.0%), 에스토니아(37.6%) 순이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23.1%, 20.0%다.

한국의 노인 빈곤은 중기 고령층 이상과 여성 노인에게서 특히 심하다. 66~75세가 34.6%, 75세 초과 연령대가 55.1%였으며, 여성이 48.3%, 남성이 37.1%였다.

한국의 전체 인구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16.7%였는데, 노인 빈곤율과 전체 빈곤율의 차이가 26.7%p로 가장 컸다. 한국 다음은 라트비아(21.5%p)와 에스토니아(21.3%p)였다.

노인 빈곤의 수준도 심하지만, 같은 노인들 사이에서 소득 수준의 불평등도 심각하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지니계수(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는 0.406으로 코스타리카(0.502), 멕시코(0.473), 칠레(0.441), 미국(0.411) 다음으로 높다.

노인 빈곤이 자살로 이어지는 안순환의 고리도 여전하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46.6명으로 OECD 평균(17.2명)의 2.6배에 달한다. 80세 이상의 자살률은 162.6명으로 눈에 띄게 높아진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이라는 특성으로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육체적 질병에다가 빈곤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많은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 끊거나 홀로 사는 고령가구들은 누구의 관심도 없이 쓸쓸한 죽음을 맞고 있는 것이다. [워라벨타임스 특별취재반=정재근·이나영·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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