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그늘, 고독사]③ 쪽방서 고시원서…가족도 이웃도 없는 외로운 죽음

서울 주거취약지역 중장년 1인가구 10명 중 6명은 고독사 위험군
10명 중 6명 남짓 직업 없이 월세로 살고 절반 이상이 기초수급자

박나현 기자 승인 2022.06.29 13:09 의견 0

[워라벨타임스]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1인 가구의 삶에 만족한다고는 하지만 위급상황 대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그래서 나오는 문제 중의 하나가 고독사이다. 고독사는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죽음이자, '선진국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새삼 불거지고 있는 독거사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독사로 추정되는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136명, 2021년 348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서울시 ‘주거취약지역 중장년 이상(50세 이상)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6만677명 중 60%인 3만6265명이 고독사 위험군이다. ⓒ워라벨타임스

#. 지난 3월 서울 강동구에서 홀로 살던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자 독거노인으로 구청의 1인 가구 모니터링 대상자로 등록돼 있었다. 구청의 모니터링 방문 간격은 1개월로 약 한 달 전 마지막 확인 방문이 이뤄졌고, 집주인이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약 2주 전이었다고 한다.

#. 2020년 3월 사망한 A(78)씨는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매일같이 양복을 차려입고 탑골공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외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쪽방촌 관리인이 확인해 봤더니 이미 오래 전에 숨이 멎어 있었다는 것이다. 8년 넘게 쪽방촌에서 살았지만 찾아오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 무연고로 장사를 지내야만 했다.

이처럼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고독사로 추정되는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136명, 2021년 3488명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이후 취약계층의 고립이 더 심화됐고, 고독사도 더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죽음에 이를 만큼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웃이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선진국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이다.

서울시의 ‘주거취약지역 중장년 이상(50세 이상)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거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조사 대상자(응답자 기준) 6만677명 중 60%인 3만6265명이 고독사 위험군이다. 조사는 지난해 쪽방과 고시원 등에 사는 만 50세 이상 1인 가구 14만4398명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그리고 조사에 응답한 6만677명을 사회적 고립 여부를 묻는 설문 결과에 따라 △고위험군(70~100점) 1872명(3.1%) △중위험군(40~60점) 8421명(13.9%) △저위험군(10~30점 이하) 2만5972명(42.8%) 등으로 분류했는데, 10명 중 6명이 고독사 위험군인 셈이다.

신규 조사자(3만2825명)의 상당수는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었는데, 응답자의 90.5%(복수 응답 가능)가 부모나 자녀, 형제 중 적어도 1명의 가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28%는 가족이나 지인, 직장, 종교 관계에서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고 했고, 1인 가구가 된 이유에 대해선 43.9%가 이혼을 꼽았다.

장애와 질병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각각 45.7%와 8.3%로 절반 이상(54%)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형편도 어려워 응답자의 67.6%가 직업이 없었고, 65.2%가 월세에 살고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54.6%로 절반이 넘었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이 혼자 집에서 사망한 국민기초수급자와 서울시 고독사 사망사건 동향보고 978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978명 중 남성이 여성보다 배 가까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60대가 29.1%로 가장 많았다. ⓒ워라벨타임스

또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이 혼자 집에서 사망한 국민기초수급자와 서울시 고독사 사망사건 동향보고 978건을 분석한 결과(고독사 위험계층 실태조사)를 보면 978명 중 남성 644명(65.8%)이 여성(334명, 34.2%)보다 약 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1%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19.3%), 70대(19%), 80대(18.3%), 90세 이상(10%), 40대(5.1%) 순이었다. 또 적은 30대(0.8%)와 20대(0.2%) 청년층에서도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고독사가 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선별한 생애주기별 고독사 위험요인을 보면 청년의 경우 직장·학업을 위한 시험 준비와 취업·실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사회적 체념, 자살 관련 행동이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중장년층은 실직과 은퇴, 이로 인한 생활고와 우울감,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 만성질환, 알코올 의존 등이다. 고령층은 만성질환 및 질병 스트레스, 사별, 경제적 빈곤 등이다. [워라벨타임스 특별취재반=정재근·이나영·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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