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그늘, 고독사]⑤ 3가구 중 1가구는 나홀로인데 국가차원 실태조사는 전무

2020년 기준 1인가구 621만여가구로 전체 가구의 30% 차지
고독사 관련 통계 없어 무연고사 자료를 '대리 지표'로 활용돼
'고독사예방법' 시행으로 올해 첫 실태조사 후 기본계획 마련

박나현 기자 승인 2022.07.05 10:38 의견 0

[워라벨타임스]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1인 가구의 삶에 만족한다고는 하지만 위급상황 대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그래서 나오는 문제 중의 하나가 고독사이다. 고독사는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죽음이자, '선진국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새삼 불거지고 있는 독거사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고독사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질병 등으로 고통받다 세상을 등지는 노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어르신을 살펴보고 있는 119 대원들. ⓒ워라벨타임스

3가구 중 1가구는 나홀로 가구이고,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국가 차원의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는 단 한번도 실시되지 않는 등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고독사와는 엄연히 다르지만 무연고사를 고독사의 대리지표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를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정책적 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초고령사회 대비 고독사 대응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1인 가구 대상 지원사업은 독거노인부터 출발했다.

2007년 노인복지법에 근거를 두고 독거노인 생활지도사 파견 사업이 시작됐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사업의 명칭과 내용에 대한 수정과 보완 작업이 이뤄지며 2020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통폐합됐다.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 연천군이 '연천군 홀로 사는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를 2014년 5월 최초로 제정한 이후 2022년 5월 기준 전국적으로 110건의 조례가 제정됐다.

하지만 고독사 예방을 위한 사업들이 진행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차원에서 모든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그러다보니 고독사와 무연고사는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고독사의 대리지표로 무연고사 관련 자료가 활용돼 온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 제출한 최근 3년간 17개 시도별 고독사 현황을 보면 고독사 관련 조례가 마련돼 있고 관련 사업을 수행 중인데도 고독사 자료가 없다고 답변한 지역이 광주와 전북, 경북, 경남 등 4곳이고, 경기도는 업무소관도 확정되지 않아 자료제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자체별 사망자 동향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고독사 통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주는 고독사가 지난 3년간 1건도 없었다고 자체 집계됐고, 서울과 부산의 자체 집계도 실제보다 과소 파악된 측면이 있는 반면, 무연고사 자료를 고독사 자료로 활용한 다른 지역들은 과대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그리고 경찰조사 결과 고독사로 판명이 나도 연고자가 시신을 인수하게 되면 지자체 차원에서는 장례 절차에 따로 개입할 사유가 없어져 관련 자료를 관리하지 않다 보니 고독사와 관련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 이유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1년 4월 1일 시행)에 따라 올해 중으로 고독사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이를 기반으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앞서 고독사 위험이 비단 노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사업의 대상을 전체 연령으로 확대한 조례들이 105건 제정됐고, 현재(2022년 5월) 고독사 예방 조례는 215건에 이른다. 또 이 과정에서 고독사에 대한 중앙정부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지난 2020년 3월 고독사예방법이 제정됐다.

해당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은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고독사의 원인과 실태 파악을 위해 5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고독사 통계를 수집·분석 및 관리해야 한다.

원시연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통계청·경찰청·해양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민건강보험공단·사회보장정보원 등 다양한 국공립기관들이 보유한 실태 자료와 기존 행정데이터 간 연계가 가능하도록 관계기관 간 협력과 거버넌스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현 단계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반드시 관리해야 할 과제는 고독사와 무연고사를 명확히 구분해 내는 것에 있다기보다 사회적인 고립 사례들을 신속히 발굴해서 외로운 죽음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현재의 법률 정의를 근거로 고독사를 밝히는 작업에 집중하기보다 관리해오던 무연고사와 고독사 간의 통합적인 개념 정의를 마련하는 입법적 고민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워라벨타임스 특별취재반=정재근·이나영·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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