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직원 55%가 집·카페 어디서든 근무 가능한 '원격' 선택
카카오도 상시 원격근무 돌입…8일부터는 금요일도 격주휴무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시 원격근무에 들어가면서 다른 IT기업은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7월부터 전면 원격근무 체제로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근무가 엔데믹으로 접어든 상황에서도 기본 근무형태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두 기업의 상시 원격근무가 다른 IT기업이나 업종으로도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또 엔데믹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근무 형태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저하와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일부터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네이버의 커넥티드 워크는 R타입(Remote-based Work)’과 O타입(Office-based work) 두 가지 유형으로 돼 있다. R타입은 주 5일 내내 원격근무, O타입은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형태다. 직원들은 6개월마다 개인 사정이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두 가지 근무 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근무형태 첫 도입을 앞두고선 전체 직원 중 55%가 R타입, 45%가 O타입을 선택했다.

R타입을 선택한 직원들은 집을 포함해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든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 카페나 휴양지 숙소 등도 문제없다. O타입을 고른 직원들은 원하는 요일과 원하는 시간을 택해 주 3회 이상 출근하면 된다.

R타입을 선택한 직원들은 지난주 회사에 있는 개인 짐을 쌌다. 회사는 1인당 4박스씩 무료로 짐을 옮겨주는 택배 서비스를 지원했고, 필요한 경우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용좌석을 지원한다.

O타입 직원에게는 사무실 고정 좌석과 함께 점심·저녁 식사 등이 제공된다.

반기에 한 번씩 근무 형태를 바꿀 수 있으며, 신규 입사자의 경우에는 3개월간 최소 주 1회 출근해야 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근무 타입에 관계없이 연수원 등의 공간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워케이션(업무+휴가) 제도도 도입했다. 매주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명의 직원들은 강원 춘천 연수원에서 최대 4박 5일간 근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 도쿄 워케이션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전면 상시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지난 2020년 2월부터 원격근무제를 실시해왔기 때문에 큰 틀에선 기존과 차이가 없다. 다만 본격적인 재택 근무에 돌입하는 만큼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카카오 임직원들은 자신이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지만,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올 체크인 타임'으로 정해 일종의 집중근무제로 운영한다. 사측은 온라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업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부서원들의 주 1회 오프라인 만남, 음성 채널 활용을 권장했다.

이와 함께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도 8일부터 시행한다. 격주 금요일을 쉬는 날로 지정해 2주마다 주 4일만 근무하는 제도다. 만 3년 근무한 임직원에게 30일 휴가를 제공하는 안식-리프레시 휴가 제도는 그대로 유지한다. 카카오는 근무 형태에 대한 데이터 분석, 설문조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개선된 근무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 산하에 '공동체 일하는 방식 2.0 TF'를 신설, 지난 2년간 카카오 계열사들이 경험한 다양한 원격근무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근무제'를 설계했었다.

메타버스 근무제는 근무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동료와 항상 연결돼 온라인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해 나가는 근무 방식이다. 텍스트, 음성, 영상 등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 동료와 협업할 수 있돌록 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상시 음성연결과 대면회의를 의무 사항으로 규정하려 했지만 직원들 반발에 권장 사항으로 조정했고, 새 근무제를 지칭했던 메타버스 근무제라는 용어도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쓰지 않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근무 형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는데,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파격적인 근무제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동종업계는 물론, 다른 업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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