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BOK이슈노트'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 보고서
금리 1%p 올리면 집값 1년 뒤 0.4~0.7%·2년 뒤 0.9~2.8%↓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대전·경기 순으로 집값 하락 위험 커"

한국은행은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집값은 1차 연도말 0.4~0.7%, 2차 연도말 0.9~2.8%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기준금리를 1%포인트(p) 올리면 2년 뒤 집값은 최대 2.8%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세종시와 대전, 경기도 순으로 집값 하락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3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집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관련 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집값은 기준금리를 유지할 때에 비해 1차 연도말 0.4~0.7%, 2차 연도말 0.9~2.8%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올 7월까지 금리를 1.75%포인트 인상했고 8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1년 1개월 동안 총 2%포인트를 인상하게 되는데 이 경우 집값은 1년 뒤 0.8~1.4%, 2년 뒤 1.8%~5.6%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모형 분석에선 금리를 1%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하는 것을 전제로 했고 실제로는 0.25~0.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에 실제 집값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 분석결과보다는 덜 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가계부채가 많이 쌓이거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경우 금리상승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더욱 큰 폭으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과 영국 등 주요 24개국 수치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전체 대출중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은 국가와 30% 이하인 국가를 비교했을 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주택가격 상승률 폭이 더욱 낮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 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14년 3월(78.6%) 이후 가장 높다. 우리나라 역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국가에 속해 이같은 상승폭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하락 위험 정도는 지역별로도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이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가장 컸고, 이어 대전, 경기, 대구, 인천 순잉었다.

이 지역들은 주택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이거나 최근 큰 폭의 가격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가격 하락 위험 정도가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이후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2019년(4.0%)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5%를 웃돌고 있어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입여건이 악화될 경우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한은은 주택시장 가격 하락 요인이 상승 요인보다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하락 요인으로는 주택가격이 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 등이 꼽혔다. 최근 주택가격이 고(高)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시장을 보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하방 요인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가격 고평가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금리상승,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차입여건이 악화되며 하방압력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주택가격은 금리 외에도 자금조달 여건, 주택 수급상황, 정부정책,기대심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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