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상승폭 OECD 33개국 중 3위
PIR 장기추세치와 대비한 갭(Gap)률은 33개국 중 최고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비율과 DSR 증가 속도 가장 높아

[워라벨타임스]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이른바, 영끌을 주도했던 청년층 가구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데 자산가격은 오히려 하락해 대출 상환이 불가능한 위험가구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급속한 고금리로 불거지고 있는 '위기의 가계'를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한국은행은 LTV 비율이 낮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주택가격 하락이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주택가격 하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택가격 조정이 금융안정에 미칠 요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워라벨타임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긴축 강화 기조 확산등으로 주택가격 하방조정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값이 급등한 배경에는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크게 늘었고,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인한 주택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시장은 가계부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금리상승과 주택가격 하방압력 증대는 가계 재무건전성의 취약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경우 집값은 코로나19 이전(2020년 1월) 대비 25.5%(2022년 5월, BIS통계 기준)로 OECD 37개국중 15위로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코로나19 이후 상승폭이 비교 대상 국가(33개국)중 3위이고, PIR 장기추세치와 대비한 갭(Gap)률은 33개국 중 가장 높다.

출처: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OECD 36개국 중 7번째로 높은 수준이고,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 비율 상승속도도 주요국에 비해 가장 빠른 편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문의 원리금상환부담(DSR) 수준은 2021년말 비교가능대상 17개국(BIS통계 기준)중 5위로 중상위권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2년간 증가폭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가구중 주택담보대출 이용가구 비율(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은 30.7%로 주요국 평균(29.5%)보다 소폭이지만 높은 수준이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 규제비율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대출건전성 관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율은 53%(2019년)로 비교대상 31개국중 13위로 중위권 수준. 우리나라보다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동유럽 개도국 등이 대부분이며, 독일(11%) 등 여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가격 하방압력이 높은 편에 해당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주요국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주택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됐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이 높은 가계부채 비율 상승을 동반한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비교적 높은 주담대 의존도와 변동금리비율을 통해 가계의 채무상환부담 증가와 주택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여타 국가들에 비해 주담대의 LTV 비율이 낮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주택가격 하락이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주택가격 하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택가격 조정이 금융안정에 미칠 요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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