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세 성년 10명 중 3명 부모와 동거…비혼의 경우 62%
30~40대도 비혼의 경우 절반 가까이는 부모와 사는 '캥거루족'

[워라벨타임스] 발등의 불로 떨어졌지만 해결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문제 중의 하나가 '인구절벽'이다. 기본적인 인구절벽의 원인은 결혼을 기피할 뿐만 아니라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주거와 양육 문제 등으로 고통받을 바에야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꼭 이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문제는 없을까? 인구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개최한 '인구포럼'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토대로 '결혼과 출산 행동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정책적으로 어떤 함의가 있는지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19∼49세 성인 중 비혼인 30대(49.7%)와 40대(48.8%)도 절반 정도가 부모와 함께 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었다. ⓒ워라벨타임스

결혼을 하지 않은 30~40대 중 절반 정도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19∼49세 성인 중 70.1%가 비동거(주거독립)가구이다. 다시 말해 19∼49세 성인 10명 중 3명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비혼남녀의 경우 62.4%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는데 30대(49.7%)와 40대(48.8%)도 절반 정도가 부모동거가구이고, 남성(30대 47.6%, 40대 48.1%)보다 여성의 부모 동거 비율(30대 54.5%, 40대 50.6%)이 더 높았다.

30~40대 비혼의 부모 동거율이 높은 이유로 최 연구원은 우리나라 성인의 동거 형태가 여전히 결혼에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령집단 및 성별 비혼자의 부모동거 비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실제로 19∼49세 전체 성인의 주거 독립 계기는 결혼이 36.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학교(28%), 직장(20.9%), 독립(7.3%) 순이었다. 결혼이라는 계기가 없던 비혼 성인들은 학교(45.9%)나 직장(28.5%)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 주로 부모 집을 떠났다.

다만 비혼 남녀도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주거 독립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았고, 부모의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자녀의 주거 독립 가능성을 낮췄다.

보고서는 "비혼이면서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성인들은 적어도 전일제 취업을 유지하고 있다면 경제적으로 자립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경험은 전체의 47.6%였으나 38.7%가 월 10만원 이하의 규모로 지원을 받았고, 10만원 이상인 경우는 10%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거자립 비혼성인은 83.9%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최 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단에서 주거독립 비율이 높은 것은 결혼과 상관없이 성인이 되면 부모 집을 떠나 독립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선호하거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9∼49세 남녀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족과 출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지난 13일 열린 '제28차 인구포럼'에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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