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시대공존] 취업난에 늘어난 생활비 부담…고통 호소하는 청년들

청년 5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고학력 일자리 태부족
교통·음식 등 청년 지출 비중 높은 품목 물가 오름폭 더 커
체감경제고통지수 25.1…타연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정재근 기자 승인 2022.11.14 17:44 의견 0
전경련이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산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30대(14.4)와 40대(12.5%), 50대(13.3), 60대(16.1)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높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苦)' 현상으로 경제적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20대 청년세대들이 더 힘들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만성적인 취업난에다 청년들의 소비가 많은 품목에서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체감하는 경제고통지수도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대갈등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14일 발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2019년 23.4)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30대(14.4)와 40대(12.5%), 50대(13.3), 60대(16.1)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하여 산출한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물가상승이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 물가상승률은 5.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5%)의 10배 수준에 달했다.

올 1~3분기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교통(11.7%) △음식 및 숙박(7.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 △기타 상품 및 서비스(5.5%) 순으로, 이들 부문이 전체 물가상승률(5.0%)보다 높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도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의 가격 상승이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청년 소비가 많은 부문에서 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제공

◇ 4년간 대졸자 223만명 쏟아졌는데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개 증가에 그쳐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청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60대(11.3%)와 30대(9.5%), 50대(8.7%), 40대(7.9%)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았다.

전체적으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이 높은 것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지난 4년간(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데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약 57%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열 졸업자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실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반면,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은 2020년 기준 10명 중 4명꼴(37.3%)에 불과해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자산 대비 부채 비율 29.2%로 전 연령대 중 1위

청년세대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 동안(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배에 달하고 있고,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들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경련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은 주거 마련을 위한 전세대출 비중이 높고, 증시와 부동산 활황기에 많은 청년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집을 매수하는 등 채무 부담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면서 "연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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