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만 / 워라벨타임스

이보게 친구자네가 처음 귀농을 결심했을 때나는 극구 만류했었지

도시에서만 자란 자네와 달리시골에서 흙 주워먹으며 컸던 나인지라시골생활이 TV에서 나오는 '전원일기'처럼마냥 평화롭거나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새벽시간 단잠을 깨우는 경운기소리툇마루 점심 입맛을 떨어뜨리는 어느집 축사의 분뇨냄새한눈만 팔면 여지없이 달려드는 해충과 모기떼비가 오면 비 오는대로, 안 오면 안 오는 대로해도 해도 끝이 없는 논일 밭일에 땀투성이

그러나 친구여 이제는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럽네만만치 않은 은행빚으로 뚝딱뚝딱 비닐하우스 짓고손품 발품 팔아가며 직거래 판로 개척하고꼬박꼬박 올리는 자네의 블로그의 농사일기자네는 어느새 프로농사꾼이, 농업경영인이 되 있었던거야처음부터 농사도 비지니스라는 걸 알고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던거지

친구여 이번 설 명절에 보낸 과일은 잘 받았네그것들은 제맛 그대로 달콤하지만 않았으니어느 한 부분에서 짭짜름한 맛이 나더군아마도 자네의 땀이 섞여있어서 그런거겠지

안종만 작가(카투니스트)

상지대 만화애니메이션과 교수전)전국시사만화협회 부회장전) 콘텐츠나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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