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된다면 다른 나라서 살고 싶나?… 34%가 "예"
20대 여성(51%)과 30대 여성(56%)은 절반이 넘어
한국갤럽 조사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며 절차가 모드 승인이 된다면 다른 나라서 살고 싶냐는 질문에 34%가 "그렇다"고 답했다. 눈에 띄는 것은 20대 여성(51%)과 30대 여성(56%)에 그 비율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 MZ세대로 분류되는 2030 여성들의 대답이다. 그것도 비중이 2명 중 1명이 넘는 꼴이다. 이들은 왜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어하는 것일까?

이 같은 통계와 질문은 갤럽의 '국외 이주 의향 여부' 조사 결과를 기초로 한다. 17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57개국 성인 5만4329명을 대상으로 전화·온라인·면접조사(주제별 참여국 상이)로 진행됐다.

한국은 한국갤럽이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모바일조사(조사대상자에게 문자메시지 발송, 자기기입식 웹조사)로 진행됐으며, 2263명 중 1035명이 응답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만약 필요한 서면 절차가 모두 승인된다면 다른 나라서 살고 싶냐는 질문에 34%가 "그렇다"를 택했다. 이는 57개국을 대상으로 갤럽 인터내셔널이 조사한 결과인 36%와 비슷한 수치이다.

다만, 세대와 남녀에 따라 입장차는 달랐다.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비율은 남성(31%)보다 여성(37%)이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30대(46%)와 40대(40%), 20대(39%)가 50대(25%)와 60대(26%)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갤럽 제공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대와 30대 여성이다. 이들의 국외 이주 의향 응답은 각각 51%와 56%로 절반이 넘는다. 반면, 남성은 20대 28%, 30대 36%로 여성에 비해 크게 낮았다. 남성의 경우 40대(40%)가 가장 높았다.

20대와 30대와는 달리 40대 이상에서는 성별차가 거의 없었다.

이처럼 MZ세대로 분류되는 2030세대의 여성들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어하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교적 가부장제 토대로 형성된 각종 요인들이 이들에게는 비합리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젠더(Gender·성)갈등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남성들의 군 복무, 직장에서의 남녀 임금차별 등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유경아(33)씨는 "결혼을 하는 순간 명절과 제사 등 시댁과의 관계에서부터 육아 등 본인의 삶은 거의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과거와 달리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곳곳에 남성 중심의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갤럽 인터내셔널 조사를 보면 자국을 떠나려는 경향은 젊을수록 강했다. 57개국 34세 이하 시민 중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4%가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지만, 그 비율이 35~54세에서는 34%, 55세 이상에서는 23%로 낮아졌다.

국외 이주 의향자가 많은 나라는 시에라리온(84%), 가나(81%), 나이지리아(71%), 시리아(61%) 등이었고, 인도(4%)와 베트남(8%), 일본(14%), 러시아(15%)는 20%를 밑돌았다.

일본을 제외한 G7 국가의 국외 이주 의향자 비율은 30%대로 57개국 평균 수준이었다.

갤럽은 "상대적으로 저소득 국가에서 이주 희망자 비율이 높고, 응답자의 개인 소득과 직업, 교육 수준도 국외 이주 의향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주 의향자가 적은 인도, 베트남, 일본, 러시아 등의 사례는 국가 경제력보다 문화적 정체성이 더 강력한 영향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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