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보다 기혼, 자녀가 있는 경우 부여받은 휴가나 사용 일수 더 길어
휴가 다 못쓴 가장 큰 이유는 수당받기 위해서나 대체인력 부족 때문
부여 휴가일수에 대한 만족도 평균 수준…사용일수는 좀더 떨어져
사용못한 휴가 금전보상 해주지만 그냥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휴가 사용를 위해서는 직장 내 분위기 개선이 가장 중요"

[워라벨타임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벨은 이제 친숙한 단어이다. 한국인은 장시간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들어 일 이외에 개인이나 가족에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중요한 삶의 목표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에 담긴 내용 분야별로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주]

근로자들은 부여 받은 휴가 일수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5일 정도 남아 있고, 주어진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이유는 수당으로 받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체인력 부족 등 회사의 환경 영향도 컸다. 사용 못한 휴가는 금전보상을 해주지만 그냥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휴가일수에 대한 만족도도 평균 수주에 그쳤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분위기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라벨타임스

'17.03일과 11.63일. 임근금로자 부여받은 연간 평균 휴가일수와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이다. 5일 남짓 주어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주어진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이유는 수당으로 받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체인력 부족 등 회사의 환경 영향도 크다. 또 사용 못한 휴가는 금전보상을 해주지만 그냥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휴가일수에 대한 만족도도 평균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분위기부터 바뀌어야 한다'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휴가와 관련된 인식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가 부여받은 휴가 일수 평균은 17.03일이다. 이 중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는 평균 11.63일이다. 사용할 수 있는 휴가보다 5일 남짓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하루 정도 짧은 휴가 일수를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사용 휴가 일수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입사 후 연차휴가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사회생활 기간 등의 영향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여받은 휴가 일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는 20대가 약간 짧기는 했지만 거의 차이가 없었다. 즉, 연령이 높을수록 사용하지 않은 휴가 일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미혼보다 기혼, 자녀가 있는 경우 부여받은 휴가나 사용 일수 더 길어

또 미혼인 경우보다는 기혼인 경우가, 자녀가 없는 경우보다는 있는 경우가 부여받은 휴가 일수와 사용한 휴가 일수 모두 더 길었다.

맞벌이보다는 비맞벌이가 부여받은 휴가 일수는 더 많지만 사용한 휴가 일수는 차이가 거의 없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부여받은 휴가 일수와 사용한 휴가 일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집단은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가 12.29일로 길게 나타났다.

상용근로자가 임시·일용근로자보다 부여받은 휴가 일수와 실제 사용휴가 일수 모두 더 길다. 직종별로는 판매·서비스종사자 및 기타 종사자인 경우 상대적으로 부여 받은 휴가 일수가 짧다. 그러나 실제 사용 일수에 있어서는 기타 직종 종사자가 10.31일이고 다른 경우는 모두 11일 이상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운수,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가 부여 휴가 일수가 15.74일로 가장 짧고, 제조업이 17.74일로 가장 길다. 그러나 실제 사용 휴가 일수는 제조업이 11.21일로 다른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가장 짧은 휴가 사용 집단으로 나타났다.

조직 규모에 따라서는 규모가 커짐에 따라서 부여받은 휴가 일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300인 이상인 경우 평균 12.25일로 휴가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30~100인 미만 11.13일, 5인 미만 10.83일이었다.

정부 및 공공기관 등(18.33일)보다 민간 영역(16.60일)이 부여받은 휴가 일수가 짧았다. 다만 사용한 휴가 일수는 민간 영역(11.83일)이 정부 및 공공기관 등(11.02일)보다 더 길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할 경우 정규직이 부여받은 휴가 일수는 더 많지만, 사용한 휴가일수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시간제보다 전일제로 근무하는 경우가 부여받은 휴가 일수와 실제 사용 휴가 일수 모두 길었다. 교대제 여부에 있어서는 교대제가 아닌 경우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가 교대제로 근무하는 경우보다 길게 나타났다.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로 일하는 경우보다는 아닌 경우가, 플랫폼 종사자로 일하는 경우보다는 아닌 경우가 부여받은 휴가 일수는 더 길지만,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휴가 다 쓰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수당받기 위해서 또는 대체인력 부족 때문

부여받은 휴가 일수보다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가 짧은 경우, 그 이유는 연차수당으로 받기 위해서(20.1%)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대체인력 부족(18.3%), 업무량과다(17.6%), 특별한 휴가계획이 없어서(14.6%), 상사의눈치가 보여서(11.4%), 작업 및 협업 일정을 맞추다 보니 사용 시기를 놓쳐서(6.6%), 조직에서 연차사용을 규제하는 분위기 때문(5.1%), 휴가경비가 부담스러워서(3.3%),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보다 일하는 게 편해서(1.8%) 순이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보인 상위 두 가지 이유가 하나는 근로자가 선택, 또 다른 하나는 일하는 조직의 환경에 의한 이유이다.

연차수당으로 받기위해서를 집단별로 보면, 연령이 상승할수록 높았다. 이러한 이유를 상대 집단보다 비교적 많이 선택한 집단은 상용근로자, 판매·서비스종사자 및 기타, 제조업 및 그 외 서비스업, 조직 규모가 클수록,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조직, 비정규직, 전일제 근무, 교대제 근무, 기혼, 비맞벌이, 자녀 있는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이 500만~700만원 미만인 경우로 나타났다.

대체인력이 부족해서는 일하는 조직의 환경 때문에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한 경우로, 이 이유를 특히 많이 선택한 집단은 판매·서비스종사자(29.1%), 도소매·운수·숙박·음식점업(25.9%), 조직 규모가 5인 미만인 경우는 28.2%, 조직 규모가 5~30인 미만인 경우는 24.3%,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는 23.0%가 이 이유를 선택했다.

◇휴가일수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수준…사용일수는 좀더 떨어져

부여받은 연차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4.56점(7점 만점),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 정도는 4.31점으로 모두 보통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었지만,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도가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보다는 낮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50대 집단이 다른 연령 집단보다, 기혼, 자녀 있는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와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 모두에 대해 만족 수준이 높았다.

맞벌이 여부에 따라서는 비맞벌이 경우가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에는 더 만족했으나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상용근로자가 임시 및 일용근로자보다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에는 만족하지만 사용한 연차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은 유사하다. 이는 실제 부여된 연차휴가 일수가 상용근로자가 임시 및 일용근로자보다 많지만,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에서 차이가 없었던 휴가 일수 결과에 따라 만족 정도의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리자 및 전문가 집단, 기타 산업에 종사하는 경우, 300인 이상 규모의 조직에서 일하는 경우, 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서 일하는 경우, 비정규직의 경우가 주어진 휴가 일수에 만족하는 정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에 대한 만족은 30대, 사무종사자, 100~300인 미만 규모의 조직에서 일하는 경우, 정규직의 경우, 전일제로 근무하는 경우, 교대제가 아닌 경우, 미혼인 경우, 맞벌이인 경우, 자녀가 없는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만족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사용못한 휴가는 금전보상 해주지만 그냥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는 당해연도 소멸(37.8%)이 가장 많았고, 전체 금전 보상(29.6%), 일부 금전 보상(21.9%), 차년도 휴가로 이월(10.6%) 순이었다.

소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여성(43.9%)이 남성(33.1%)보다 높았고, 금전 보상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높았다.

임시근로자나 일용근로자의 경우 소멸(41.6%)이 높고, 상용근로자보다 금전보상을 받는 비율이 낮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다른 분야에 비해 전체 금전 보상에 대한 비율(39.2%)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조직 규모별로는 작을수록 소멸 비율이 높고, 규모가 클수록 전체 금전 보상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교대제의 경우 전체 금전 보상(40.3%) 비율이 높고, 소멸(22.0%)로 낮아 교대제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 조건이 유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휴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분위기 개선이 가장 중요

원활한 휴가 사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직장 내 분위기(41.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휴가의 법적·제도적 보장 및 준수(25.4%), 직장 내 휴가 사용 장려’는 14.5%, 휴가 시 구성원 간 일정 및 업무조정 등 행정적 지원(11.5%) 순이었다.

20대는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직장 내 분위기에 대한 응답이 45.6%로 높아 사회초년생의 경우 휴가를 사용할 때 직장 내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규모에 따라서는 5인 미만인 경우 휴가의 법적?제도적 보장 및 준수에 대한 응답 비율이 27.4%로 5인 이상보다 높게 나타나 직장 규모가 작을수록 지켜야 하는 휴가 제도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이 응답에 대한 비율이 정부 및 공공기관 등(21.0%)보다는 민간 조직 등(26.7%)에서 높게 나타나 민간의 소규모 조직에서 휴가의 법적 보장 준수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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