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퇴사'에 이어 '분노의 지원'·'대퇴사 시대'로 업그레이드
능력 정당하게 인정받고 워라벨 중시하는 MZ세대 특성 반영

[워라벨타임스] #"'회장님' 대신 'JY'로 부르세요." JY는 이재용 회장 이름의 이니셜. 삼성전자는 직원 간에만 적용하던 '수평 호칭'의 범위를 경영진까지 최근 확대했다. 경영진끼리도 수평 호칭을 쓰고, 회장 주재 간담회나 임원회의 등에서도 수평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 마디로 권위적 수직조직에서 수평적 조직으로의 대전환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이탈을 막고,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결정이다.

#경제적 자립과 조기은퇴를 의미하는 '파이어족' 등장에 이어 고용분야에서 눈길을 끄는 신조어 중의 하나가 '조용한 퇴사'와 '대퇴사(大退社) 시대'다.

조용한 퇴사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회사로 부터 대우받는 만큼 최소한의 일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70%가 월급만큼만 일하면 된다에 동의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연령대별 동의율을 보면 보면 50대 40%, 40대는 59%이지만 30대는 77%로 높아진다. 물론 20대는 더 높다. 이는 개인주의와 워라밸을 앞세우고 있는 MZ세대와 집단주의와 성과를 중시하는 기성세대 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 것이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분노의 지원'이 등장했다. 분노의 지원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쉼 없이 지원을 하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이다.

대퇴사 시대는 직장 내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대부분을 차지한 MZ세대가 직장을 3년 내에 그만두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생긴 말이다. 대퇴사 시대가 되면서 직장 내 구성원의 이동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조용한 퇴사나 분노의 지원, 대퇴사 시대는 조직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은 MZ세대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MZ세대는 본인의 능력을 정당하게 인정받길 원하면서 워라벨(일과 생활의 균형)도 중시한다.

하지만 입사와 퇴사가 반복되다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인력관리나 조직관리가 이전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3분의 1을 넘을 정도로 조직의 핵심세대로 등장한 MZ세대들은 힘들게 어려운 취업문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쉽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일까?

◇지난해 입사한 중소기업 신입사원 10명 중 2명 조기 퇴사

20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진행한 신입사원 조기 퇴사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중 1년 안에 퇴사한 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기업 중 87.5%가 있다고 답했다. 채용한 신입사원 중 조기 퇴사한 직원의 비율은 평균 17.1%로 5명 중 약 1명에 이르는 수준이다.

잡코리아 제공

신입사원들의 퇴사 시기는 입사 후 3개월 이내(56.4%)가 절반을 넘었다.

조기 퇴사한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밝힌 퇴사 이유(복수응답)는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기 때문(45.7%)과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41.4%) 등 직무관련이 가장 많았다.

다른 기업에 취업했다(36.4%)는 퇴사자도 많아, 취업 후에도 구직활동을 계속하는 신입사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외 기업문화가 맞지 않는다(22.9%), 연봉이 낮다(17.9%), 업무량이 많다(15.7%) 등의 이유가 있었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예방을 위해서는 하기 위해서는 채용 시 직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41.9%)는 답이 가장 많았고, 연봉 외에 인센티브 등 다양한 보상제도 도입(38.8%)도 꽤 높았다.

이밖에 복지제도 강화(31.9%), 채용시 조직문화와 복지제도 공유(24.4%)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지난해 신입 직원을 채용한 중소기업 160개사 인사담당자 대상으로 모바일로 진행됐다.

◇MZ 세대인 상장기업 3년차 내 사원 83% "퇴사 또는 이직 고민한 적 있다"

상장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사원급 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3%는 이직이나 퇴사를 고려해 봤다고 답하고 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2월 진행됐으며, 응답자 중 20대는 53%, 30대는 45%, 40대는 2%로 대다수가 MZ세대다.

리멤버와 능률협회컨설팅은 MZ 사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통해 기업들이 퇴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채용을 위한 면접 전형에서 불쾌감을 느낀 부분은 무례한 면접관 태도(29.3%), 면접비 비제공(19.8%), 구체적인 일정 공지가 없을 때(12.2%) 등이 있었다.

입사한 뒤 '멘탈이 무너진' 순간은 업무 목적이 불투명할 때(31.8%), 상사의 지나친 간섭(18.4%), 도와 줄 사람이 없을 때(17.7%) 순으로 꼽혔다.

이직이나 퇴사 욕구가 가장 많이 생긴 순간은 개인 커리어의 성장이 느껴지지 않을 때(25.1%)와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다고 느껴질 때(18.7%), 회사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13%)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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