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70% 초과하는 가계대출 차주 15.3%…대출잔액의 41.9% 차지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많은 차주 8.9%…대출잔액으로는 29.4%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초과하는 대출자 비중이 1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DSR이 100%를 초과해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을 상회하는 대출자도 8.9%나 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초과하는 차주 비중이 1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DSR이 100%를 초과해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을 상회하는 차주도 8.9%나 됐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DSR이 70%를 초과하는 가계대출 차주의 비중이 15.3%에 달했다. DSR은 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의미한다.

DSR이 70%를 넘는 고위험 차주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9%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DSR이 100%를 초과(연간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을 초과)하는 차주의 비중은 8.9%, 이들의 대출잔액 비중은 29.4%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다. 또 가계대출 차주의 68.1%(대출 비중 34.4%)는 DSR 40% 이하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나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경우 38.7%만 DSR 40% 이하에 분포했다. 고(高)DSR 차주 15.3%는 DSR이 70%를 초과했고, 전체 대출 비중의 41.9%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신규차입 차주의 DSR은 17.3%로 차주 단위 DSR 규제 강화 전인 2020년 4분기(23.8%)보다 하락했다. 신규차입 차주는 전기에 대출 미보유자였다가 해당 분기에 대출을 받은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가계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DS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상승폭(2019년 말 대비 1.5%p 상승)은 가장 컸다.

한국은행 제공

가계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66%로, 작년 6월 말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은 1.40%를 기록해 같은 기간 0.17%포인트 증가했다.

전 금융권의 20년 장기평균 연체율은 1.26% 수준이다. 가계 전반의 부실 위험은 크지 않지만, 채무상환 부담이 과다하고, 자산처분을 통한 부채상환이 어려운 고위험가구의 경우 부실이 진행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DSR과 DTA(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 수준이 높은 고위험가구는 가계대출 연체 가능성이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높아졌다. 2021년 기준 DSR과 DTA 비율은 각 101.5%, 131.6%에서 올해 2월 기분 116.3%, 158.8%로 높아졌다.

금융업권별로는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저축은행 4.7%, 여전사 2.4%로 은행의 0.2%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한은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차주의 DSR은 상승하고 있지만 금융권 관리기준(40~50%) 이내"라며 "대다수 차주의 DSR 수준도 낮아 당장 가계 전반의 채무 상환 부담 급증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DSR 차주의 대출잔액이 많고 취약차주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DSR 규제 안착을 통해 점진적인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비은행업권의 가계대출 연체규모가 빠르게 늘어날 우려가 있으나,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고위험가구의 재무상황과 가계대출 부실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미시적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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