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이준석 45.4%로 1위
'공천 자격시험' 도입, 여성·청년·호남 할당제 폐지
청년층 우대는 시기상조, 당분간 '공존' 기조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워라벨타임스] 이준석(36세) 후보가 기라성같은 중진 의원들을 제치고 국민의힘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헌정사상 초유 30대 당대표 시대를 열었다. 애초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던 이준석 돌풍이 최종 1위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신임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포함 총 43.82%를 얻어, 나경원(37.14%) 후보를 2위로 따돌리고 당대표에 최종 선출됐다. 이밖의 후보들 투표율은 주호영(14.02%), 조경태 후보(2.81%), 홍문표(2.22%) 순이었다.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원 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최종 선출한다. 이 대표는 이날 당원투표에서는 37.41%로 나경원(40.93%) 후보에 뒤졌지만, 이보다 앞서 실시한 일반 여론조사에서 58.76%를 얻어 최종 43.82%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정관계에서는 '이준석 돌풍'은 기성 정치세대에 대한 실망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향후 이 대표를 중심으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인 자격시험', '당직자 공개경쟁' 공약

이 대표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공약으로 '공천 정치인 자격시험', '당직자 공개 토론 경쟁 시스템' 도입 등을 내놓은 바 있다. 공천 후보의 자료해석 능력이나, 컴퓨터 활용능력 등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같은 이유로 청년 세대와의 불공정을 언급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청년들은 높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반면, 정치인들은 실무적 역량에 대한 검증없이 제도권 정치에 무혈입성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대표는 또한 당내 공천 시스템에 도입된 '여성·청년·호남 할당제'가 특정인만 혜택을 보는 제도라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공개경쟁을 통해 검증된 인사에게만 공천 및 당직을 주겠다는 소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파격적인 당내혁신은  시기상조라는 평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스스로 '혁신'보다 '공존'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용광로', '비빔밥' 등의 용어를 언급하며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공존"이라고 밝혔다.

맥심 2019년 8월호 표지에 등장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 사진=맥심
맥심 2019년 8월호 표지에 등장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 사진=맥심

이 대표는 "용광로 이론은 미국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최근에는 샐러드 볼 이론이로 바뀌었다.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 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가 넘는 고명이 각각의 먹는 느낌과 맛, 색채를 유지하면서 밥 위에 얹혀있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자신의 '할당제 폐지' 공약에 대해 "하나의 표상을 만들어 따름을 강요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게 개성을 꺾어버리는 폭력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소중한 개성들을 갈아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혁신'보다 '공존' 무게, 결론은 '대선 승리'

발언을 종합해보면 이 대표는 형식적인 세대구분과 정책을 지양하고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당원들과 현직 의원들과의 융화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당분간 당내 정책 기조에 청년층 등 특정세대를 위해서만 '올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정책기조는 결국 과반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견제와 내년 봄으로 다가온 대선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라며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확신이 우리를 대선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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