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MZ세대 상위 20% 자산 8억7000만원으로 하위 20%의 35배
구직자 67% "부모 능력·가정 환경이 취업에 미치는 영향 더 커졌다"
부모재산 물려받거나 낙하

ⓒ워라벨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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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타임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이 매우 열악한 사람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불가능한 업적을 이루거나 매우 높은 지위에 올라 성공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음서라는 것도 있다. 음서제도(蔭敍制度)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일정 등급 이상의 관리의 자녀나 후손들이 시험 없이도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개인이 가진 일정한 학문적 능력에 따라 관리로 선발하는 과거제와는 달리 조상의 음덕(蔭德)에 따라 자손이 관리가 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특혜이이다. 쉽게 말해서 조상을 잘 만난 후손은 별다른 능력 없이도 관리가 되는 등 살아가는데 별다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음서제도는 고려 7대 임금인 목종 때에 처음 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음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관리는 5품 이상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음서제도는 계속됐고 고려에 비해 헤택을 받는 범위가 공신이나 2품 또는 3품 이상 관리의 자손으로 줄어든 정도였다.

세상이 바뀌면서 음서제도도 계급제도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가 실현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극소수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인 '부모찬스'도 어쩌면 또다른 음서는 아닐까? 부(副)의 대물림으로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내에서도 자산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MZ세대 내에서도 커지는 자산 격차…상위 20%가 하위 20%의 35배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0년 20∼3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200만원 증가했다.

전체 평균 자산은 늘었지만 20~30세대 내 자산 격차를 더 벌어졌다.

20∼30대 중 자산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 자산은 2473만원으로 전년 대비 64만원(2.6%) 늘었지만 상위 20%인 5분위는 8억7044만원으로 7031만원(8.8%) 늘었다.

이에 따라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21배에서 지난해 35.20배로 더 확대됐다. 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뜻이다.

특히, 20대에서 30대보다 자산 격차가 더 커졌다. 20대 가구 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844만원,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3억2855만원이다.

하위 20% 평균자산이 전년 대비 115만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는 817만원(2.5%) 늘었다.

이에 따라 2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42배에서 지난해 38.92배로 악화했다. 3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 23.82배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이처럼 20~30대에서도 자산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부의 대물림' 때문이다.

김회재 의원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지는 기회의 불공정과 부의 대물림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며 "우리 사회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모의 능력·가정 환경이 취업에도 영향 미쳐"

문제는 이 같은 부모의 능력이 취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MZ세대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인 제공
사람인 제공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1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무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8%가 부모 능력이나 가정 환경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부모 능력이나 가정 환경이 취업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7.2%나 된다는 것이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24.8%였고, 줄었다는 답변은 8%에 그쳤다.

또 절반이 넘는 구직자(53.1%)가 취업을 준비하다가 부모 능력이나 가정 환경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박탈감을 느끼는 순간 1위는 부모나 친지의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할 때(60.8%, 복수응답)였다. 다음으로 낙하산 취업하는 모습을 볼 때(48.6%), 진학이나 진로 선택에서 고민이 없는 모습을 볼 때(40.8%), 아르바이트 등을 하지 않고 용돈만으로 생활한다고 할 때(38.7%),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쉽게 가는 사람을 볼 때(37.6%), 인맥으로 지원 기업에 대한 고급 정보를 얻는 모습을 볼 때(37.1%), 사회지도층의 청탁 소식을 접할 때(28.1%) 등의 순이었다.

박탈감은 절반 이상(51.2%)이 종종 느낀다고 답했으며, 26.6%는 자주 느낀다고 응답했다. 18.1%는 매일 느낀다고 답했다.

박탈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취업 준비에 더욱 매진한다(42.1%, 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기분전환을 위한 취미생활을 함(33.2%), 명상이나 마인드콘트롤 노력(30.2%), 운동 등으로 잡생각을 떨쳐냄(29.5%), 지인과의 만남이나 연락을 줄임(26.3%), SNS 등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음(23.9%) 등을 들었다.

이들 중 대부분(95.8%)이 박탈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고, 85.8%는 우리 사회에서의 계층간 격차를 느낀다고 답했다. 자신의 노력으로 계층 이동을 하거나, 계층간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36.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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