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절반 이상 공사 구분없는 메신저 때문에 불만
메신저로 워라벨 깨지고 사생활 보호에도 문제 있어
업무시간 외 연락금지 법제화에 대해서는 찬반 '팽팽'
인크루트, '업무시간 외 연락'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

[워라벨타임스] 메신저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메시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즉시 전달한다는 의미로 인스턴트 메신저라고도 한다.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처음 선보였고, 우리나라에는 1998년 시작됐다. 대용량 동영상 파일 송수신은 물론 채팅, 증권 정보 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하지만 메신저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퇴근 후나 휴일 등 업무시간 외에도 울리는 메신저로, 디지털 일상 속에서 겪는 직장인들의 고충이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메신저의 공사(公私) 구분이 확실한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자가 과반(57.2%)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근무 응답자(68.4%)가 대기업(25.4%)보다 많았다.

인크루트는 사내에서 어떤 메신저를 활용하는지 현황과 만족도, 그리고 업무시간 외에 직장 동료에게 메신저를 받은 경험이 있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을 진행했다.

메신저의 공사 구분이 확실치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여부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는 응답자가 52.8%, 없다는 응답자는 47.2%로 나타났다.

메신저의 공사 구분이 안 된다고 느낀 이들의 주요 불만 이유는 워라벨 불균형과 사생활 문제 때문이었는데, 휴식 때도 업무 메신저를 보게 돼 워라벨이 깨진다는 답(44.5%)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시간 외에 연락하는 것이 당연시돼서(25.4%), 프로필 사진 또는 상태 메시지를 직장 동료에게 보여주기 싫어서(20.1%) 등이 뒤를 이었다.

퇴근 후 업무 관련 연락을 받아본 적이 있었는지, 받은 후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연락이 와서 답장했다(64.1%)는 절반이 넘었다. 이어 연락이 왔으나 답장하지 않았다(19.4%), 그런 경험 없다(16.5%) 등의 순이었다.

개인 메신저와 업무용 메신저를 구분해 보면 업무시간 외 메신저로 업무 지시 또는 협업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개인 메신저(86.8%)가 업무용 메신저(68.7%)보다 많았다. 답장 여부를 추가 확인한 결과 개인 메신저는 79.2%, 업무용 메신저는 58.0%로 조사됐다.

인크루트 제공

업무시간 외 연락금지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업무 유연성을 저해한다며 과잉규제라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필리핀과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업무시간 외 업무 관련 연락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한국은 20대 국회에서 일명 '카톡 금지법'이 논의된 바 있으나 법제화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업무시간 외 연락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업무용 메신저 도입(36.5%)이 가장 많았다. 이어 피치 못한 사정으로 메신저를 통해 일해야 할 때 연장수당 또는 대체휴가 등 보상 부여(28.7%), 업무 외 시간에는 직원, 단체 간 메시지 전송 일시 차단, 업무 중일 때는 자동 해제(22.4%)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6~27일 진행됐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2.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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