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있거나 취미로 하는 일을 플랫폼 통해 알리고 수익도 올려
솜씨당·프립 등의 플랫폼서 활동하는 작가·수강생도 크게 늘어
백화점 등도 MZ세대 고객유치 위해 원데이 클래스 도입하기도

[워라벨타임스] #1.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요리공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민 대표는 한식은 물론 양식과 일식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조리 전문가이자 영양사이기도 하다. 집에서 걸어서 7분 정도 거리에 마련한 30㎡ 정도의 공방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베이커링(제과·제빵)을 가르치고 있다. 전직 고등학교 조리교사였던 이 대표가 공방을 낸 것은 육아문제로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5년여가 지난 지금은 어지간한 봉급생활자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2. 이일웅 비비우드 대표(36). 한국해양대 출신인 이 대표는 3년 간의 항해사 일을 내던지고 상경했다. 1년 남짓 공방을 전전하며 목공 기술을 배웠고, 지금은 독립을 해 마포구 망원동에서 직접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3년이 흐른 지금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목공 일이 자신에게 맞고 재미가 있다는 것. "배를 타는게 싫어서 항해사를 그만뒀다"는 이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마음껏 할 수 있다는게 가장 좋다"고 한다.

한 요리공방 원데이 클래스 수강생들이 오븐에 구워져 나온 피칸파이를 사진에 담고 있다. ⓒ워라벨타임스

워라벨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취미나 여가활동을 통해 또는 자신만의 재능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MZ세대들이 늘고 있다.

빵 만드는 것부터 도시락케이크 만들기, 손으로 만드는 컬러 도자기, 선인장 가드닝, 석고 트레이 만들기 키트, 드라이플라워 디퓨저 만들기 키드 등 분야도 다양하다.

좋아서 즐기던 것에서 벗어나 취미 여가를 즐기면서 짭짤한 수익도 올리는 말 그대로 일석이조다.

취미 여가 플랫폼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물론, 취미 여가 플랫폼에는 전문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실력자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자신만의 재능이나 독특한 취미활동을 토대로 수입을 창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밑바탕에는 최근 유행하는 원데이 클래스(One-day class)가 있다. 원데데이 클래스는 보통 하루 3시간의 정도의 일정으로 소수(보통 5명 내외)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개설되는 수업이다.

작가나 호스트로 불리는 이들(서비스 제공자이자 사업자)은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고 찾아오는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수강생들은 배우고 싶은 아이템을 찾아 원하는 시간에 가서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된다. 일반 학원처럼 규칙적으로 가지 않아도 되고 일종의 '단품 강의'다 보니 수강료도 저렴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과 받는 측의 입장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생태계가 가능한 것은 IT(정보기술)기술이 발전하면서 등장한 플랫폼(일종의 장터)이 있기 때문이다.

취밍 여가 플랫폼인 솜씨당의 경우 활동 작가(원데이 클래스 운영자)가 1만5000명 정도가 되고, 개설된 클래스는 2만5000개, 누적 수강생이 60만명에 이를 정도다.

솜씨당은 위치 기반 검색으로 관심지역 주변의 참여 가능한 클래스와 공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솜씨당 앱을 통해 클래스와 공방을 알아본 뒤 일정, 시간, 수강료 등을 선택해 수강을 하게 된다.

정명원 솜씨당컴퍼니 대표는 "솜씨당은 누구나 작가가 되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취미·여가 플랫폼"이라며 "취미나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부수익을 얻으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N잡러'들의 관심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목공 공방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들은 전문적인 목공 기숭을 배우기 보다는 벽걸이 등 자신만이 원하는 독특한 소품을 만들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워라벨타임스

아웃도어와 원데이클래스, 모임, 여행상품, 스포츠 등 여가생활을 제공하는 호스트 기반의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은 누적회원 120만여명, 누적 호스트 1만7000명에 이른다. 그 만큼 취미 여가 플랫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취미 여가 플랫폼 이용자는 대부분 온라인 생활에 익숙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2030 MZ세대다.

유희주 솜씨당 책임리더는 "취미·여가 플랫폼에는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충족시킬 가치 있는 콘텐츠가 많다"며 "현재도 MZ세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에서도 취미·여가 시장에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이며, 최근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그러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취미 여가 플랫폼 이용자가 늘면서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 등 이른바,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복합공간들도 속속 원데이 클래스를 도입하고 있다.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을 겨냥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쇼핑공간이 말 그대로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정보를 얻고 필요로 하는 것을 배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되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워데이 클래스의 급성장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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