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좋아서, 대기업이라서"…웃을 수 없는 임금인상률

고용노동부, 2022년 상반기 임금결정 현황조사 잠정
협약임금 인상률 5.3%…작년 상반기보다 1.1%p 올라
정보통신 7.5% 오를 때 교육서비스업은 고작 0.5% ↑
1000명 이상 사업장 5.6%, 300명 미만 사업장 5.1%

정재근 기자 승인 2022.08.05 09:00 의견 0
고용노동부의 '2022년 상반기 임금결정 현황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정보통신업이 인상률 7.5%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6.4%)과 제조업(6.0%)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교육서비스업은 0.5% 오르는데 그쳤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올(2022년) 상반기 기업 노사가 협약한 임금 인상률은 5.3%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했던 정보기술(IT) 업계와 대기업의 연봉 인상이 전체 임금 수준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높아지면서 기업간 임금격차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고용노동부가 5일 발표한 '상반기 임금결정 현황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협약임금 인상률은 임금총액과 통상임금은 지난해 대비 각각 5.3% 올랐다. 2020년 상반기(3.6%)나 지난해 상반기(4.2%)와 비교하면 많이 높아진 수치다.

이번 발표치는 100인 이상 사업체 1만723개 중 상반기 임금협약을 마친 3613곳(33.7%)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통상임금은 임금총액 중에서도 기본급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이다. 올해 임금 인상률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기업들의 결과를 더해 내년 2월 최종 확정된다. 만약 연간 임금 인상률이 지금 그대로 5.3%로 확정된다면 2003년(임금총액 기준 6.4%) 이후 가장 높은 수치가 된다.

고용노동부 제공

상반기 임금은 실적이 좋았던 IT와 대기업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의 임금 인상률이 7.5%로 가장 높았다. 정보통신 기업들은 실적·성과(63.0%)와 인력 확보·유지(14.5%) 등을 임금 인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보통신업에 이어 건설업(6.4%), 제조업(6.0%), 도소매업(4.8%)의 인상률도 높았다. 반면, 교육서비스업은 0.5% 오르는데 그쳤다.

또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높았다. 100~299명 사업장 임금이 5.1% 오르는 동안 300명 이상 사업장 5.4%, 1000명 이상 사업장은 5.6% 인상됐다. 임금인상률 격차도 지난해(0.2%포인트)보다 더 커진 0.5%포인트였다.

고용노동부 제공

통상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협약임금 인상률이 높다. 2017년만 하더라도 100~299명 사업장 임금이 4.1% 오를 때 1000명 이상 사업장 임금은 3.2% 오르는 데 그쳤다.

높은 대기업 연봉 수준에 인상률까지 역전되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는 점점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에 임금협상을 끝낸 기업의 40.3%는 임금 인상 요인으로 기업 실적과 성과를 꼽았지만 최저임금 인상률(32.2%) 때문이라고 답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기업 비율은 지난해(26.5%)보다 5.7%포인트 올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 결정은 노사 자율의 영역이지만 하반기 어려운 경제 상황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노사가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성장 경제 환경, 노동시장 고령화, 공정한 임금체계에 대한 요구 등을 고려할 때, 직무·성과 중심의 상생의 임금체계 구축이 시급한 만큼, 정부도 노사의자율적 임금체계 개편과 구축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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