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 만성질환 노인 7명 중 1명 최근 1년 '자살생각'
복합 만성질환 노인, 우울증 더해지면 '자살 생각' 9배 ↑
신체활동 적고 수면시간 부족하거나 길수록 위험도 상승
중앙대 손연정 교수팀, 복합 만성질환 노인 2만여명 분석

당뇨 등 복합 만성질환 노인 7명 중 1명 정도가 최근 1년 안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이거나 가구 월소득이 낮은 경우, 신체활동이 적은 경우, 좌식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길수록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우울은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의 자살생각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워라벨타임스

[워라벨타임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찾아오는 만성 질환 증가는 노인의 극단적 선택(자살)을 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확률이 9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중앙대 간호학과 손연정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의 극단적 선택 생각 관련 요인: 2017 지역사회 건강조사자료 활용'이라는 논문에 실린 내용이다.

손 교수팀은 질병관리청의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만 65세 이상 노인 2만533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노인이 고혈압·당뇨병·관절염 중 2개 이상을 앓고 있으면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것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은 13.6%(2790명, 약 7명 중 1명)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질문으로 조사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일반 노인의 자살생각(3.4~7.7%)보다 훨씬 높은 것이며, 또 단일 만성 질환 노인의 자살생각이 6.5%였다는 선행 연구에 비해서도 약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복합 만성질환 노인 중에서도 여성이거나 가구 월소득이 낮은 경우, 신체활동이 적은 경우, 좌식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길수록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우울은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의 자살생각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매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4시간 이상인 복합 만성질환 노인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가능성은 이보다 짧은 노인보다 1.2배 높았다.

손 교수는 “장시간의 좌식행동은 지질대사와 당질대사 작용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과 혈관 기능도 저하시켜 만성 질환 발생 위험을 가속화시킨다"며 "특히,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은 통증이나 피로감, 거동의 어려움 및 기능 제한으로 인해 좌식시간이 일반 노인이나 단일 질환을 가진 노인에 비해 더 긴 양상을 보이므로 극단 선택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울증은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였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는 노인의 9.3배에 달했다.

손 교수는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에서 심한 우울증이 동반될 때 극단선택 생각이나 계획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이들의 자살생각 예방과 사고전환을 위해서는 우울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된 보건의료전달체계 구축과 함께 건강관리 전문가들의 적극적 관심과 다학제적 협력이 요구된다"며 "복합 만성 질환 노인의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복합 만성 질환에 대한 건강관리 역량강화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우울 위험을 낮추는 중재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살생각은 신체활동, 좌식시간, 수면시간 및 우울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신체활동, 좌식시간, 수면시간 등에 대해서는 자가보고에 의한 측정뿐만아니라 객관화된 평가도구를 함께 사용하여, 반복 연구를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워라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