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6명 "비만으로 낙인·차별 경험"…여성이 더 높아
비만 낙인은 뚱뚱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차별 의미
다이어트 하는 이유도 외모 중시하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 때문

[워라벨타임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거나 욕심이 많고 정신력과 자제력이 부족할까?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낙인'을 경험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비만에 벗어나고자 식사조절을 하고 운동을 하지만 비만 탈출이 쉽지 많은 것도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허리둘레로 측정한 복부 비만 기준은 성인 남자에서는 90cm 이상, 여자는 85cm이상이다. 복부비만 유병률은 2009년 19.0%에서 2018년 23.8%로 높아졌다. 2018년 기준 남자가 28.1%로 여성(18.2%)보다 훨씬 높다. 대한비만학회 제공

4일 '세계비만의 날'을 맞아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6명(61%)은 우리 사회가 비만하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남녀 만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에 대한 수치는 여성(71%)이 남성(52%)보다 훨씬 높았다. 남성보다 여성이 비만으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더 크게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 낙인'은 비만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차별을 의미한다. 한 예로 과체중인 사람은 게으르거나 욕심이 많고 정신력과 자제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이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도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 때문과 뚱뚱하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 때문이라는 응답은 20대 여성(15.8%)이 가장 많았고, 20대 남성(10.8%), 30대 여성(8.3%) 순이었다. 뚱뚱하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응답 역시 20대 여성(6.6%)이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여성(6.0%), 40대 남성(5.3%) 등의 순이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뚱뚱한 체형 때문에 눈에 쉽게 띈다(70%), 게을러 보인다(58%), 의지력과 자제력이 부족해 보인다(56%)는 답변이 나왔다.

고도비만 환자 10명 중 5명(47%)은 스스로를 고도비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상체중인 응답자의 32%, 저체중인 응답자의 5%도 스스로를 통통하거나 비만하다고 생각했다.

학회는 "고도비만 치료법은 환자의 특성과 합병증 여부, 비만의 중증 여부에 따라 다르다"며 "진료지침을 통해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행동치료,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식사치료, 규칙적 운동을 통한 운동치료를 비롯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10명 중 9명(89%)은 비만이 다양한 성인병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라고 인식한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하다는 인식은 고도비만, 섭식장애, 건강문제 등으로 한정됐다.

또 응답자의 66%는 식사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고도비만인 경우에도 병의원 이용 경험은 20%에 그쳤고, 합병증(59%)이나 고도비만자(57%)·폭식 등의 섭식장애(52%) 등의 문제가 생긴 후에야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지만 비만을 치료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합병증 발생 전 단계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관리하고 치료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답자 중 10명 중 7명(69%)은 다이어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체중감량을 시도한 응답자 중 64%가 "요요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9%는 요요현상의 가장 큰 이유를 부족한 의지 탓으로 돌렸고,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확고한 의지라고 답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에 대해 의학적인 접근보다 심미적 요소를 강조하는 사회적 인식이 비만과 고도비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시의적절한 의학적 치료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며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다시 살이 찌는 현상)은 개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닌 몸의 항상성을 깨기 위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만 진단과 평가…식사치료와 운동요법은?

비만은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은 축적된 상태이므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해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실제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려워 간접적으로 평가하게 되며, 그 중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의 측정이다. 그리고 생체전기저항분석, DXA(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 복부지방 전산화 단층촬영을 통해서도 내장비만을 측정을 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 제공

체질량지수(BMI)는 자신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2020)에 따르면 이 값이 25를 넘으면 비만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신장 170cm, 체중 70kg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24.2(70/1.702)로 비만이 아니다.

체질량지수와사망률 사이에는 J자나 U자모양의 관련성이 있으며, 체질량지수의 증가에 따라 비만 관련 질환들의 이환율도 증가한다. 비만 유병률은 2009년 29.7%에서 2018년 35.7%로 높아졌다.

허리둘레로 측정한 복부 비만 기준은 성인 남자에서는 90cm 이상, 여자에서는 85cm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복부비만 유병률도 2009년 19.0%에서 2018년 23.8%로 높아졌다.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면서도 필수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해 목표 체중으로의 감량하는 방식이다.

체중 감량을 위한 에너지 제한 정도는 개인의 특성과 의학적인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 0.5kg 정도씩 체중을 줄여 점차 목표 체중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을 권고한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인체에 다양한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운동을 통해 축적된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비만관리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비만 관련 질환의 유병률을 줄이고, 치료와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부적절한 운동은 다양한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지도자의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운동 경험이 부족한 경우 운동 초기에 상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험 요인을 배제하기 위한 개인별 맞춤 운동으로 운동 효과를 높이고 장기간의 운동 실천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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